클럽 '버닝썬' 의혹 이후 상습도박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빅뱅 출신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에게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됐다.
26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상습도박과 성매매처벌법 위반(성매매 및 성매매알선, 카메라등이용촬영),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특수폭행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 모두 9가지 혐의로 기소된 승리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모든 혐의 유죄를 인정,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쟁점이 됐던 카지노에서 빌린 칩 상당액의 추징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대상인 대외지급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몰수나 추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2심 판단을 유지했다.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클럽과 금융투자업 등의 투자 유치를 위해 대만, 일본, 홍콩 등의 투자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성매매를 알선하고, 자신도 성매수를 한 혐의를 받았다. 가수 정준영씨 등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나체 사진을 올린 혐의도 있다. 2015년 12월 말 서울 강남구의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자 이를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알려 조폭을 동원해 폭행하도록 교사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또 그는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혐의와 서울 강남의 주점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 등으로 클럽 '버닝썬'의 자금 5억2800여만원을 횡령하고 직원들의 개인 변호사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회삿돈 2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대법원에서는 승리 측이 상고이유로 다툰 상습도박 혐의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만 쟁점으로 다퉈졌다.
승리는 2013∼2017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호텔에서 8회에 걸쳐 판돈 합계 약 22억원의 '바카라' 도박을 하고, 2017년 6월 16일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기 위해 카지노 운영진으로부터 미화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7950만원) 상당의 칩을 빌리면서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외국환거래법상 10억원이 넘는 돈을 거래하면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1심을 맡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해 8월 승리의 모든 혐의 유죄를 인정,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승리가 카지노에서 빌린 100만달러 상당의 칩과 관련 11억50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 고등군사법원은 처벌이 너무 무겁다는 승리 측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징역 1년 6개월로 낮췄다. 나아가 카지노에서 사용되는 칩은 카지노 내에서만 사용될 뿐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대상인 대외지급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몰수나 추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 1심과 달리 추징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2심 재판부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또 승리에게 도박의 습벽이 인정돼 상습도박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2018년 11월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승리는 2020년 1월 기소됐지만 한 달가량 뒤 제5포병단에 입대했다. 승리는 원래 1심 선고 이후인 지난해 9월 병장 만기 전역 예정이었지만, 병역법에 따라 전역 보류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이후로도 군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국군교도소에 미결 수감 중인 승리는 전시근로역으로 편입, 민간 교도소로 이감돼 2023년 2월까지 수감 생활을 하게 됐다. 병역법 시행령은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전시근로역에 편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